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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탈락으로 끝이 아니다…한국축구 '거센 후폭풍' 불가피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국축구가 무려 40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문제는 올림픽 탈락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4 파리 올림픽 흥행은 물론 한국축구 전반에 걸쳐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승부차기 끝에 졌다. 이번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대회로 1~3위가 올림픽 본선 직행,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 나설 수 있다. 8강에서 탈락한 한국은 파리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무려 40년 만의 일이다.조 편성 당시부터 컸던 우려가 결국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은 대회 조별리그부터 일본과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만만치 않은 팀들과 한 조에 속했다. 조별리그부터 험난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축구의 상승세가 워낙 뚜렷했다.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자칫 올림픽 본선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최종예선을 한달여 앞두고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최종예선 전 마지막 친선대회인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는 돌연 황선홍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지휘봉까지 맡겼다. 올림픽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 황 감독은 한국과 태국을 오가며 A대표팀을 지휘했다. 정작 올림픽 대표팀은 선장조차 없이 올림픽 최종예선 전 마지막 친선대회를 치러야 했다. 설상가상 최종예선에선 최정예 엔트리마저 꾸리지 못했다. 배준호(스토크 시티)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 등 유럽파들의 차출이 잇따라 무산됐다. 이번 대회는 소속팀의 선수 차출 의무가 없는데, 황선홍호와 대한축구협회는 그저 유럽 구단이 선수들의 차출을 허락해 주기만을 기다렸다. 국내 훈련과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을 거치면서도 유럽 구단 회신만 기다리느라 ‘완전체 훈련’은 좀처럼 이뤄지지 못했다. 각 구단별로 차출 거 부회신을 받으면 그제야 국내에 머무르던 국내파 선수를 긴급 호출해 그 공백을 메우는 데 급급했다.그나마 우려가 컸던 조별리그 고비는 잘 넘겼다. UAE와 중국, 일본을 잇따라 제압하며 3전 전승으로 조 1위에 올랐다. 센터백을 3명만 소집했다가 한일전을 앞두고 센터백 부상·징계 변수에 흔들렸으나, 플랜 B인 백3 전술을 깜짝 활용해 고비를 넘겼다.그러나 ‘신태용호’ 인도네시아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그동안 줄곧 활용했던 4-2-3-1 전형이 아닌, 지난 한일전에서 꺼내든 백3 전술을 재가동했다. 양 측면 윙백이 내려서면서 사실상 백5 전술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몇 수는 아래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수비적인 전술을 꺼내 들었다. 2경기 3골을 터뜨린 이영준(김천 상무) 등은 아예 선발에서 빠졌다. 90분 내에 끝내겠다는 자신감이 아니라, 애초에 연장을 바라보고 선발진을 꾸렸다.오랫동안 준비했던 전술이 아닌 완성도는 당연히 떨어졌다. 상대의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 실점을 허용한 과정에서도, 전반 추가시간 허무한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하는 과정에서도 수비진 집중력과 조직력은 크게 떨어졌다. ‘조커 카드’ 이영준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돼 25분 만에 불필요한 파울로 퇴장까지 당했다. 결국 한국은 수적 열세 속 인도네시아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졌다. 8강 탈락, 무려 40년 만에 올림픽 진출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충격적인 결과 속 한국축구엔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선 파리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고 또 기대하던 23세 이하 한국축구 미래들의 꿈부터 산산조각이 났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축구의 중심에 서야 할 선수들의 성장세도 그만큼 꺾이게 됐다. 메달 획득을 통한 군 면제 기회 등 현실적인 부분들도 모두 물거품처럼 사라졌다.파리 올림픽 흥행과 관심에도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은 결과가 됐다. 선수단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건 물론이고, 특히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올림픽 축구 종목이 사라지면서 방송사·스폰서 등도 초비상이 걸리게 됐다. 거액의 마케팅 수입이 고스란히 날아간 후폭풍은 고스란히 한국축구 전반에 걸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황선홍 감독 등 올림픽 대표팀 코치진은 ‘40년 만의 올림픽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 속 사실상 지도자 커리어에 마침표가 찍힐 거란 전망이 적지 않다.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에게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맡기면서 “결과가 안 좋으면 책임지겠다”던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물론이고, 정몽규 회장 등 대한축구협회 책임론은 지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태와 AFC 아시안컵 우승 실패 등과 맞물려 더욱 거세게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김명석 기자 2024.04.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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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구긴 조규성, 명예 회복 기회 받을까…황선홍 감독 태국전 선봉 ‘고심’

한때 축구 국가대표팀 부동의 원톱이었던 조규성(26·미트윌란)의 대표팀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후반부 결국 조커 자원으로 밀리더니, 황선홍 임시 감독 부임 첫 경기였던 지난 태국전에선 주민규(울산 HD)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다.실제 조규성은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일약 한국축구 부동의 원톱으로 자리 잡았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부임 이후에도 황의조(알라냐스포르) 오현규(셀틱)와 주전 경쟁에서 늘 우위를 점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한때 A매치 7경기 연속 선발 자리를 꿰찰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그러나 아시안컵에서의 부진이 치명타가 됐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골 결정력이 크게 떨어지는 등 부진을 거듭했다. 조별리그 전 경기엔 선발로 나섰으나 토너먼트 이후엔 호주와의 8강전에만 선발 기회를 받았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 4강 요르단전에선 벤치로 밀렸다. 부진한 경기력은 소속팀 복귀 후에도 이어졌다. 아시안컵 이후 소속팀 리그 5경기에서 2골을 넣었는데, 2골 모두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다른 페널티킥 기회 2개는 실축하기도 했다.이같은 하락세는 결국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의 주전 경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선봉 역할을 주민규에게 맡겼다. 주민규는 이번 대표팀이 생애 첫 발탁이었는데, 황 감독은 나아가 A매치 데뷔전을 선발로 치를 기회까지 줬다. 오랫동안 부동의 원톱이었던 조규성 입장에선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설상가상 주민규의 데뷔전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주민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2선까지 폭넓게 움직이는 연계 플레이로 손흥민 등 2선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잘 연결했다. 이날 주민규는 7개의 패스를 모두 정확하게 연결하며 A매치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후반 17분 만에 교체된 것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의 존재감이었다. 이날 조규성은 후반 28분에야 투입됐다. 그러나 반전의 골을 만들진 못했다. 3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모두 골문 안쪽으로 향하지 못했다. 골이 절실한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았으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놓쳤다.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예선 4차전. 조규성에게 다시 한번 명예 회복의 기회가 돌아갈 것인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닷새 전 태국전을 돌아보면 아무래도 주민규 재신임 가능성이 더 크다. 주민규가 선발로 나선 뒤 조규성이 조커로 나서는 흐름이 유력하다.그러나 황선홍 감독이 의외의 선택을 내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조규성은 현재 대표팀 선수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선수다. 1m89㎝의 장신을 활용한 제공권 능력은 비교적 신장이 작은 태국 수비를 상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조규성은 사령탑 입장에선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황선홍 감독이 그간 로테이션을 꽤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황 감독은 와일드카드 등 핵심 선수들이 아닌 어느 정도 로테이션이 가능한 포지션이라면 최대한 폭넓게 선수를 활용하는 편이었다. 주민규와 조규성의 차이가 압도적인 수준이 아니라면 황 감독도 최전방 원톱 변화를 고민해 볼 만하다.물론 그럼에도 황 감독이 다시 한번 주민규 재신임 카드를 꺼낸다면, 조규성은 지난 202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부상 변수 없이 A매치 3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게 된다. 당시 조규성은 6월 국내 A매치 4연전 당시 모두 선발에서 제외된 바 있다. 반대로 주민규 입장에선 역대 최고령 A대표팀 발탁과 A매치 데뷔를 넘어 대표팀의 새로운 공격 자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목표로 내건 A매치 데뷔골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쐐기를 박을 수 있다.김명석 기자 2024.03.26 15:03
배구

대한항공 1위 탈환 실패, 틸리카이넨 감독 "달라질 건 없다. 열심히 준비" [IS 안산]

대한항공이 OK금융그룹전에서 패배해 정규시즌 우승에서 한 발짝 더 멀어졌다. 대한항공은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1-25, 25-20, 20-25, 25-22, 12-15)로 졌다. 대한항공은 이날 OK금융그룹 주공격수 레오(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의 공격 성공률을 43.40%로 잘 막았지만, 서브에이스를 7개나 헌납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 시 선두 탈환이 가능했지만 승점 1을 추가하는데 그쳐 이에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승점 68을 기록, 전날 1위를 뺏은 우리카드(승점 69)에 뒤진 2위를 유지했다. 우리카드는 대한항공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상대팀의 수비가 정말 좋았다"며 "4세트 조커(에스페호, 정한용)를 투입해서 승점 1점 따냈으나 그걸로 충분하진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정지석이 22득점, 김민재가 14득점을 올렸지만 무라드 칸이 15득점, 공격성공률 35.48%에 그쳤다. 이날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은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는데, 틸리카이넨 감독은 "경미한 부상이 있어 투입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14일 KB손해보험과 최종전을 치른다. 그 전에 우리카드가 12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3-0 또는 3-1로 승리하면, 대한항공은 14일 최종전에 관계 없이 2위가 확정된다. 지난 6일 우리카드에 당한 0-3 패배에 이어 2연패가 뼈아프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최종전을 앞두고) 달라진 건 없다. 똑같이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이형석 기자 2024.03.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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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도하] 이제는 클린스만호 승리 지킴이…카타르서도 이어지는 ‘신데렐라 스토리’

“아시안컵에 꼭 가고 싶어요.”지난해 12월 본지와 인터뷰에 응한 박진섭(전북 현대)은 태극 마크를 달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서는 게 ‘꿈’이었다. 그는 한국의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꿈을 이뤘고, 4경기에 출전하며 ‘비밀병기’로 거듭났다.불과 7년 전인 2017년 K3리그 격인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 소속이었던 박진섭은 지난해 28새의 나이로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며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이야기는 카타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아시안컵 최종명단 포함 여부도 불투명했던 박진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조커’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 클린스만호가 치른 5경기 중 4경기에 나서는 등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물론 선발 출전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으로 뛸 수 있는 박진섭은 주로 수비를 강화해야 하는 후반 막판에 투입돼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클린스만 감독이 매 경기 후반 막판만 되면 박진섭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다. 특히 호주전에서 장점을 가감 없이 뽐냈다. 팀이 아슬아슬한 1점 차 리드를 쥔 연장 후반 1분 피치를 밟은 박진섭은 마음 급한 호주의 롱패스를 번번이 끊어내며 철벽 수비를 펼쳤다. 호주전을 제외한 다른 경기에서도 한국은 그가 그라운드를 밟은 후 골을 내주지 않았다. 오는 7일 열리는 요르단과 대회 준결승전에서도 ‘비밀병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클린스만호는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호주와 8강전에서도 1장을 추가하며 4강전에 결장한다. 요르단을 상대로는 울산 HD 듀오 김영권과 정승현이 짝을 이룬 포백을 가동할 가능성이 크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리는 방식의 스리백 활용을 고민하는 만큼 박진섭 기용을 고려할 수 있다. 박진섭은 클린스만호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지만, 소속팀 전북에서는 센터백으로 뛰고 있다. 스리백의 한 축을 맡아도 그리 어색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혹여 박진섭의 준결승전 선발 출격이 무산된다고 해도 교체로 출전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한국이 일찍이 승기를 쥔다면, 요르단의 공세를 잠재우기 위해 클린스만 감독이 또 한 번 박진섭 카드를 꺼낼 수 있다. 아시안컵을 통해 클린스만호의 믿음직한 ‘방패’로 자리매김한 박진섭. 남은 여정에서도 그의 스토리가 이어질지 기대가 모인다.도하(카타르)=김희웅 기자 2024.02.0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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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김민재 동시 결장 위기까지…무려 7명이 경고 트러블, 아시안컵 '초비상'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에 초비상이 걸렸다. 조별리그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10명 가운데 무려 6명이 경고를 한 장씩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등 현재 대표팀 ‘핵심’ 멤버들도 포진해 있다. 최악의 경우 핵심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채 경기를 치러야 하는 최대 악재와 마주할 수도 있다.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전반 중반 이후 와르르 무너지며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공세를 펼치고도 좀처럼 골을 넣지 못하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 덕분에 가까스로 승점 1을 챙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요르단은 87위다.요르단전 졸전 탓에 모든 계획이 꼬였다. 사실 클린스만호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요르단을 상대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고, 이미 한 장의 경고를 안고 있는 선수들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추가 경고를 받는 것이었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8강전까지 경고 2장이 쌓이면 다음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바레인과 요르단을 모두 잡아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최종전 상대인 최약체 말레이시아전에선 경고 2장이 쌓인 주요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는 기회로도 보였다.특히 주전 의존도가 높은 클린스만호 입장에선 더욱 중요한 과제이기도 했다. 앞서 조별리그 1차전에서 무려 5명이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바레인전에서 한국은 손흥민과 김민재를 비롯해 박용우(알아인) 이기제(수원 삼성) 조규성(미트윌란)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중국의 마닝 주심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이어진 탓에 옐로카드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클린스만호 구상에도 예기치 못한 변수가 됐다. 그러나 요르단을 상대로 전반에 역전을 허용하는 등 경기가 꼬이는 바람에 모든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그나마 오는 25일 열리는 최약체 말레이시아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자칫 도하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벼랑 끝에 몰렸던 탓에 주축 선수들의 경고 소진 시나리오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히려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과 조커 공격수 오현규(셀틱)가 추가로 경고를 받게 됐다. 이제 한국 선수단엔 무려 7명이 이른바 경고 트러블에 걸린 채 남은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이번 대회는 경고가 2장이 쌓이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이미 경고를 받았던 7명 가운데 누군가가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추가 경고를 받으면, 16강 토너먼트에 나설 수 없는 것이다. 경고 기록이 삭제되는 건 8강전까지 모두 치른 이후다. 만약 8강에서 두 번째 경고를 받는 선수가 나오면 4강 출전이 불가능하다. 8강전을 모두 치른 이후에 경고가 1장인 선수들의 기록만 삭제된다.문제는 경고를 안고 있는 7명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이 ‘주전’으로 활용 중인 선수가 6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만약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두 번째 경고를 받는 선수들이 중복으로 나오면, 이들 모두 배제한 채 16강 토너먼트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최악의 경우 주장이자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을 비롯해 각각 수비와 중원의 핵심인 김민재와 황인범 없이 토너먼트를 치러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같은 리스크는 16강과 8강까지도 이어지게 된다. 이미 경고를 받은 선수들은 커다란 부담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최종전 말레이시아전을 통해 최대한 경고 트러블을 지울 수 있던 기회를 놓친 여파다.그렇다고 추가 경고를 일부러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축구 종목 자체가 볼 경합 등 몸싸움 자체가 불가피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가벼운 볼 경합 상황에서도 상황에 따라 의도치 않은 파울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난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 당시 중국 주심이 그랬듯 심판의 성향 역시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해할 수 없는 판정 탓에 두 번째 경고를 받아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경고를 가진 선수들을 향해 상대가 의도적으로 거친 플레이를 반복하더라도,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점도 대표팀 경기력엔 변수가 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적절한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플랜A를 고집하는 성향이 짙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실제 클린스만 감독은 바레인, 요르단과 조별리그 2연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골키퍼를 제외하고 나머지 10자리는 그대로 유지했다. 상대 분석에 따른 맞춤 전술 등보다 4-4-2 전형을 토대로 한 플랜 A만 줄곧 기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서 아시안컵 이전 A매치 평가전 등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른바 ‘연속성’을 강조하며 쓰는 선수들만 기용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부상·징계 등 예기치 못한 변수에 팀 전력 자체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이같은 한국의 경고 트러블 상황은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 니칸스포츠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경고를 많이 받고 있다. 요르단전에서도 황인범이 상대 드리블 돌파를 뒤에서 넘어뜨리다 경고를 받았고, 후반 추가시간엔 오현규가 위험한 플레이로 역시 옐로카드를 받았다”며 “첫 경기 바레인전에서도 5명이 옐로카드를 받아 2경기에서 7명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요르단전을 기점으로 팔레스타인과 함께 이번 대회 워스트 기록”이라고 전했다.여전히 16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현재로선 경고 트러블에 묶인 선수들 가운데 일부 핵심은 휴식을 주고 16강 토너먼트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말레이시아전에 출전했다가 16강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전력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2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된 데다 FIFA 랭킹도 130위로 한국과 100계단 이상 차이가 나는 만큼 적절한 로테이션을 가동해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담겨있다.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라는 점도 마찬가지다.다만 약체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조차 주전급들을 대거 활용할 만큼 주전 의존도가 높았던 클린스만 감독이 과연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요르단전 졸전으로 이제는 자체적으로 경고 변수를 지울 수가 없게 된 상황.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 여정에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만큼이나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악재도 들이친 모양새다.김명석 기자 2024.01.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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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펠라이니 골’ 최강희, 조성환 상대 승리…인천은 산둥에 0-2 패→ACL 첫 패

최강희 산둥 타이산 감독이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의 맞대결에서 웃었다. 인천은 25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인 산둥(중국)과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0-2로 졌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마루앙 펠라이니가 골 맛을 봤다. 이번 경기에서 산둥을 잡았다면, 인천의 16강 진출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었다. 인천은 앞서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카야FC 일로일로(필리핀)를 연파하며 조 1위를 질주했다. 그러나 산둥에 ACL 첫 패를 기록하면서 남은 조별리그 3경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카야FC가 최약체로 분류되는 가운데, 나머지 세 팀이 3경기에서 각각 2승 1패를 기록했다. 조성환 인천 감독과 최강희 산둥 감독의 대결이 경기 전부터 축구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조 감독과 최 감독은 과거 전북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최 감독이 전북을 이끌 당시, 조 감독이 코치로 그를 보좌했다. 조 감독이 제주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최 감독의 전북과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경기 전 조성환 감독은 “최강희 감독님이 전북에 계셨을 땐 공격적인 축구, 실점을 최대한 하지 않는 축구를 하셨다. 중국에서도 그런 축구를 하시는 걸로 보인다”며 “리그에서 최저 실점을 하고 있고, 최근 10경기를 봐도 좋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좋은 팀과 내일 경기를 한다. ACL을 접하면서 도전하는 자세로 시작했고, 내일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오랜만에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최강희 감독은 “감회가 새롭기는 하지만, 그런 여유를 느낄 생각이 없다.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아무래도 인천 팀이 굉장히 까다롭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 보강도 잘 됐고 최근 경기력이 좋으므로 준비를 굉장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지략 대결에서는 최강희 감독이 웃었다. 조성환 감독의 인천이 전반에는 주도권을 잡았는데, 최 감독은 후반 교체로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후반에 교체로 들어온 선수가 인천 골망을 가르며 승부를 냈다. 이날 홈팀 인천은 3-5-2 포메이션을 꺼냈다. 무고사와 제르소가 선봉에 섰다. 중원은 음포쿠, 문지환, 에르난데스가 구성했다. 양쪽 윙백으로는 정동윤과 김준엽이 나섰다. 스리백 라인은 오반석, 권한진, 김연수가 구축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동헌이 꼈다.원정팀 산둥은 4-2-3-1 대형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마루앙 펠라이니가 섰고, 그 아래를 천 푸, 모이세스 마갈량이스, 셰 원닝이 받쳤다. 3선에는 지 샹, 리 위엔이가 짝을 이뤘다. 포백 라인은 류 양, 스 커, 자드송, 왕 통이 구축했다. 골문은 왕 다레이가 지켰다.산둥 서포터가 원정석을 가득 메웠다. 팀의 상징색인 주황색 셔츠를 입은 산둥 팬과 인천 팬들의 응원전도 열렸다. 산둥과 인천의 거리가 멀지 않아 많은 원정 팬들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경기 초반부터 인천이 주도권을 잡았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음포쿠가 감각적인 킥을 앞세워 인천 공격을 지휘했다. 음포쿠는 전반 3분 프리킥 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김연수의 헤더를 끌어냈다. 김연수의 헤더는 산둥 수문장이 번쩍 뛰어 손으로 쳐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도 음포쿠가 키커로 나서 크로스를 올렸는데, 문지환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인천은 산둥의 역습을 효율적으로 끊었다. 수비 시에는 5-3-2 대형으로 서서 압박을 가했다. 산둥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기세를 내준 산둥은 전반 10분 변수를 맞았다. 미드필더 지 샹이 무릎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결국 랴오리셩을 투입했다. 산둥도 발톱을 드러냈다. 전반 12분 장신 공격수 펠라이니가 머리로 떨군 볼을 셰 원닝이 슈팅으로 연결한 게 골대 옆으로 살짝 빠졌다. 산둥은 인천의 공세를 거칠게 막았다. 페널티 박스와 비교적 먼 거리에서 반칙으로 인천 공격의 맥을 끊었다. 소강 상태가 이어지던 전반 26분, 산둥의 프리킥을 인천 수비수가 머리로 걷어냈다. 흐른 볼을 셰 원닝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김동헌 정면으로 향했다.이후 치고받는 양상이 이어졌다. 산둥도 활발한 공격을 펼쳤지만, 인천이 더욱 날카로웠다. 전반 38분 역습 상황,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은 제르소가 왼쪽에서 자유롭게 뛰던 정동윤에게 패스를 거넸다. 정동윤은 볼을 몰고 페널티 박스에 진입해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43분 제르소가 기습적으로 때린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인천이 강한 전방 압박으로 후반 시작을 알렸다. 양 팀은 팽팽한 0의 균형을 깨기 위해 교체를 단행했다. 인천은 후반 8분 문지환을 빼고 김도혁을 투입했고, 산둥은 후반 10분 리 위안과 셰 원닝 대신 크리장과 류 빈빈을 넣었다.산둥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13분 교체로 피치를 밟은 크리장이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이 인천 골문 오른쪽 상단을 출렁였다. 전반 내내 위협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잡은 인천이 산둥의 ‘한 방’에 당했다. 선제 실점한 인천은 후반 18분 정동윤의 크로스 이은 무고사의 슈팅이 나왔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리드를 쥔 산둥은 이따금 중거리 슈팅으로 인천 골문을 위협했다. 인천은 후반 25분 김연수와 무고사를 불러들이고 민경현과 천성훈을 투입했다. 한 골이 급했던 인천은 전반보다는 비교적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보냈다. 인천이 공격을 위해 라인을 올리니, 산둥의 역습이 살아났다. 산둥은 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류 빈빈이 때린 슈팅이 김동헌에게 막혔다. 인천으로서는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결국 인천은 롱볼 전략을 택했다. 후반 38분 제르소와 음포쿠를 빼고 박승호와 김대중을 투입했다. 대개 후반 조커로 투입되는 김대중은 공중볼 경합에 능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도리어 산둥에 실점했다. 후반 43분 인천의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에서 넘어온 패스를 펠라이니가 잡았고,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왼발로 차 넣었다.인천은 후반 45분 먼 거리에서 에르난데스가 처리한 프리킥이 골문으로 낮게 깔려갔지만, 산둥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후에도 인천이 거듭 몰아붙였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인천=김희웅 기자 2023.10.2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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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최악의 시나리오 피했다…극적으로 2부 노리치 임대 이적 [오피셜]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던 황의조(31)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노리치 시티에 새 둥지를 틀었다. 노리치 시티는 주전 공격수 조슈아 서전트의 부상으로 공격진 긴급 수혈이 필요했고, 황의조를 최우선 영입 타깃으로 삼고 영입을 타진해 이적이 성사됐다. 자칫 노팅엄에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었던 황의조도 우선 한숨을 돌리게 됐다.노리치 시티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의조의 임대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적시장 마감일에 이뤄진 극적인 이적이다. 이로써 황의조는 내년 6월까지 노리치 시티 소속으로 챔피언십 무대를 누비게 됐다. 등번호는 31번이다. 노리치 시티는 4라운드까지 진행된 이번 시즌 3승 1무로 2위에 올라 있다. 4경기에서 무려 13골을 터뜨리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팀이기도 하다.핵심 공격수 서전트의 부상이 황의조의 노리치 시티 임대 이적으로 이어졌다. 미국 국가대표 출신의 공격수 서전트는 이번 최근 리그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노리치 시티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그러나 최근 발목 인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수개월 간 회복에 전념해야 한다. 최전방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던 노리치 시티는 곧바로 공격수 매물을 물색했고, 황의조를 최우선 영입 후보로 낙점했다. 구단 재정상 완전 영입은 무산됐고 대신 한 시즌 임대 조건으로 황의조를 품었다.황의조 입장에서도 우선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모습이다. 만약 이적 없이 노팅엄에 잔류했다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지극히 제한적인 출전 시간에 그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으로 EPL 3경기, 리그컵 1경기 모두 결장했다. 출전을 기대해 볼 만한 경기에서조차 벤치만을 지키면서 사실상 ‘전력 외’ 평가를 받았다. 이미 지난해 노팅엄 이적 후부터 험난한 여정이 이어졌다.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 노팅엄과 계약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꿈을 품었으나, 곧바로 노팅엄과 구단주가 같은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 이적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도 제대로 출전하지 못한 그는 결국 FC서울 임대를 통해 잠시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서울에선 임대 계약 막바지 살아난 모습을 보인 뒤 노팅엄으로 복귀했다. 프리시즌 내내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잉글랜드 4부팀을 상대로 비공식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린 이후 침묵을 이어갔다.결국 황의조는 EPL 개막전에선 아예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EPL 2경기·리그컵 1경기 모두 벤치에는 앉았으나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타이워 아워니이가 주전, 크리스 우드가 백업 역할로 완전히 굳어졌다. 하필이면 아워니이는 EPL 3경기 연속골, 장신 공격수 우드 역시 조커로 나서 골을 넣는 등 다른 공격수들의 활약이 좋았다. 특히 가장 최근 번리와의 리그컵 경기 결장은 황의조에겐 치명적이었다. 비중이 가장 낮은 대회인 만큼 노팅엄 역시 백업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그러나 황의조는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0의 균형이 이어지던 가운데 우드 대신 교체로 투입된 건 황의조가 아닌 주전 공격수 아워니이였다. 후반 45분 실점을 허용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황의조는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지면 탈락인 만큼 공격수를 추가로 투입해 어떻게든 균형을 맞춰야 했던 상황, 스티브 쿠퍼 감독은 마지막 남은 한 장의 교체 카드를 그대로 남겨두고 황의조를 쓰지 않았다. 설상가상 노팅엄 포레스트가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디보크 오리기를 한 시즌 임대 영입을 추진했다. 황의조의 설 자리는 더욱 줄었다. 만약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한 채 노팅엄에 잔류하면 이번 시즌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얻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가장 비중이 적은 리그컵마저 조기에 탈락한 것도 황의조에겐 악재였다.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황의조에게 찾아올 가능성이 컸다. 천만다행으로 이적시장 막판 반전이 찾아왔다. 노리치 시티가 황의조의 영입을 추진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기회가 찾아왔다. 황의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 없었던 노팅엄 구단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황의조 역시 리그가 챔피언십이긴 하나 무대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이적시장 마감이 임박한 만큼 꾸준하게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게 중요했다. 이적시장 막바지 빠르게 이적이 성사된 이유였다.현지 매체 핑크언은 “황의조는 노리치 시티가 공격수 추가 영입을 추진할 때 최우선 타깃이었다. 구단의 재정 탓에 완전 영입보다 임대 영입이 불가피했다. 다른 옵션들도 있었지만, 노팅엄 포레스트가 오리기를 임대 영입하면서 황의조를 영입하는 게 가능해졌다. 그는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아직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황의조 역시 의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이적 직후 구단을 통해 “매우 흥분된다. 빨리 팀에 도움이 되고 싶고, 빨리 경기에 나서고 싶다.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고 좋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강도 높은 압박과 공격수들의 연계 플레이 등이 중요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데이비드 와그너 감독은 “황의조를 영입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져야 했지만, 마침내 영입하게 돼 매우 기쁜 마음이다. 서전트의 부상 이후 공격진에 또 다른 옵션을 찾아야 했고, 마침내 해결책을 찾았다. 황의조는 클럽, 국가대표 모두 최고 수준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황의조의 활약을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리치 시티 이적이 성사됐지만 데뷔전은 2일 로테르담 유나이티드전이 아닌 오는 16일 스토크 시티전이 될 전망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미 로테르담전에 나설 선수 엔트리 등록이 끝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황의조는 우선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웨일스(원정)·사우디아라비아(중립·잉글랜드)와 두 차례 A매치 평가전을 치른 뒤 다시 소속팀에 합류해 잉글랜드 무대 데뷔전을 준비할 예정이다.공교롭게도 황의조의 데뷔전 상대로 유력한 스토크 시티는 최근 ‘신성’ 배준호가 먼저 합류한 팀이다. 배준호는 지난달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스토크 시티에 합류했는데, 이적 협상 과정부터 구단이 빠른 합류를 원할 정도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선 황의조와 배준호의 ‘코리안 더비’가 챔피언십 무대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김명석 기자 2023.09.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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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최악의 투수였던 후지나미 신타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메이저리그(MLB)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질주는 올해도 엄청나다. 지난 8월 10일, 정규시즌 10승을 달성한 오타니는 야구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MLB 역사상 단일 시즌 10승과 40홈런을 동시 달성한 선수는 2023년의 오타니, 단 한 명뿐이다. 2023년도 오타니의, 오타니에 의한, 오타니를 위한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오타니와 한때 일본프로야구(NPB) 왕좌를 두고 자웅을 겨뤘던 라이벌이 있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입단해 현재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뛰고 있는 후지나미 신타로다. 고시엔의 슈퍼스타였던 그는 오타니와 동갑내기이자 프로 입단 동기였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선 총 4개 팀의 동시 지명을 받았다. 미국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 아메리카에 따르면 “오타니보다 더 좋은 선수”라고 평가한 스카우트도 다수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 둘의 미래는 극명하게 갈렸다. 과거는 물론 나란히 MLB에서 뛰고 있는 2023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니, 정확히는 한쪽의 결과는 참혹하기 그지없다. 후지나미는 2022시즌 후 MLB 진출을 선언했다. 후지나미의 외침에 답한 곳이 오클랜드였다. 지난 1월, 후지나미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오클랜드와 1년 325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시범경기 때까진 분위기가 괜찮았다. 오타니와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던 첫 경기에서 2이닝 1피안타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이후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종 18과 3분의 2이닝 20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으로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후지나미의 최고 100마일(161㎞)짜리 패스트볼이 MLB에서 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내 그에겐 ‘리그 최악의 투수’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첫 선발 4경기에서 후지나미가 내준 점수는 무려 24점. 평균자책점은 14.40에 달했다.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뒤에도 꾸준했다. 계속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고, 7월이 돼서야 간신히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포스팅 계약 당시 오클랜드는 후지나미의 구위에 신뢰감을 나타냈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들은 고교 시절부터 후지나미를 유심히 관찰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후지나미의 선발 등판 경기를 한 경기도 빠짐없이 챙겨 봤고, 팀 내부적으로 꾸준히 긍정적인 평가가 오갔다. 후지나미의 잠재력을 믿었던 오클랜드는 그가 부진하던 와중에도 계속 기회를 줬다. 시즌 초반 매주 토요일 등판으로 6일 휴식을 보장하며 배려해줬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오클랜드의 굳은 믿음 속에 후지나미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변화를 시도했다. 분명 속도는 더뎠다. 하지만 아주 조금씩 결과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후지나미의 7월 성적은 12경기 출전 14와 3분의 1이닝 19탈삼진 5실점. 범위를 좀 더 넓혀서 보면 최근 28경기(20일 기준)에서 30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3.86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5월 15일, 오클랜드 불펜코치 마이크 매카시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후지나미의 변화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풀었다. 우선 후지나미는 포심 패스트볼(포심), 스플리터, 컷 패스트볼(커터) 등 3가지 구종에만 집중했다. 불펜으로 내려간 4월 27일부터 포심, 스플리터, 커터의 비중은 전체 투구의 95%였다. 일본 시절부터 지적받았던 투구폼도 손봤다. 매카시의 말에 따르면 후지나미는 홈플레이트를 향해 내딛는 발, 즉 왼발을 단단히 고정한 상태에서 전보다 직선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데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타자를 마주 보며 시작했던 와인드업 자세를 버렸다. 대신 주자가 없는 상황을 기준으로 이중 키킹 동작을 추가했다. 더 나아가 후지나미는 생체 역학적 관점에서 골반–어깨–팔꿈치 순의 올바른 에너지 전달을 의식하며 공을 던졌다. 휴식 일에도 공 없이 마운드 위에서 시뮬레이션하며 그 느낌을 찾는 데 집중했다. 당초 릴리스 포인트, 앞발을 내딛는 보폭 등 '보이는 동작'에 집중했던 과거와 확실히 대조적인 부분이었다. 그 결과 이중 키킹을 시작한 5월 28일부터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97.1마일에서 99.5마일로 상승했다. 상하좌우로 크게 흔들리던 릴리스 포인트도 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전 한신 타이거스 투수 코치인 나카니시 키요오키는 지난 7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후지나미의 변화된 투구폼에 대해 “현재는 상하체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체중이동이 전보다 잘되고 있는 거 같다”고 평가했다.안정된 투구폼 속에서 후지나미의 9이닝당 볼넷은 7.81개에서 4.01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47.7%로 리그 평균 이하의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율을 기록했던 후지나미는 어느덧 51.6%로 리그 평균(49.2%)을 상회하는 투수로 변모했다. 여전히 후지나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6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가운데 2번째로 높다. 하지만 최근의 퍼포먼스는 분명 이전과 눈에 띄게 달랐다. 그리고 7년 만에 가을 야구를 노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후지나미라는 ‘코인’에 또 한 번 베팅한다. 7월 20일 오클랜드와 볼티모어는 후지나미의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이적 후 평균자책점은 6.00으로 여전히 '미완의 원석'에 가깝지만, 피안타율 0.146을 기록하는 등 조커 카드로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과연 후지나미가 달라진 모습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볼티모어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쩌면 조만간 후지나미가 라이벌, 오타니보다 더 빨리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장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이한규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3.08.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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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전] 돌아온 뮬리치 '천금 동점골'…최하위 수원, 대전 원정서 0-2→2-2 무승부

K리그1 최하위 수원 삼성이 대전하나시티즌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내리 2골을 실점하며 궁지에 몰렸지만, 끝내 2골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뮬리치가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수원 원정 팬들에게 값진 선물을 선사했다. 약 두 달 만에 홈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던 대전은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수원과 대전은 9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1라운드에서 2-2로 비겼다. 김인균과 신상은의 연속골로 대전이 먼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수원도 전·후반 각각 1골씩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이날 무승부로 수원은 최근 연속 경기 무승이 8경기(3무 5패)로 늘었다. 다만 4연패 뒤 최근 4경기에서 3무 1패로 어느 정도 흐름을 바꿨다. 승점은 11(2승 5무 14패)로 11위 강원FC와 격차를 3점으로 좁히며 탈꼴찌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골 차 열세를 극복하고 거둔 승점 1이라는 점에서 향후 분위기 반전에도 큰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반면 2골 차 우위를 지키지 못한 대전은 홈에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전부터 이민성 감독은 홈에서 좋지 못한 흐름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약 두 달 만에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겠다는 의지는 결국 물거품이 됐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로 승점은 29(7승 8무 6패), 순위를 8위에서 6위로 끌어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대전은 백업 공격수들이 힘을 냈다. 주중 경기를 포함해 3연전의 시작을 알린 이날 이민성 감독은 티아고와 레안드로 등을 모두 벤치에 앉히고 유강현과 김인균, 신상은을 전방에 앞세웠다. 유강현은 직접 이 감독을 찾아가 기회를 요청해 8경기 만에 선발 자리를 꿰찼고, 조커로 활약 중이던 김인균은 리그 선발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신상은 역시 이번 경기가 리그 5번째 선발 경기일만큼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들은 전반에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힘을 냈다.그러나 최하위 수원의 투지도 만만치 않았다. 대전 공격수들의 연이은 활약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특히 2번째 실점 이후 3분 만에 추격의 불씨를 지핀 게 컸다. 아코스티의 패스를 받은 고승범의 슈팅이 극적인 무승부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된 뮬리치도 결국 김병수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결실을 맺었다. 뮬리치는 부상 이후 복귀전에서 귀중한 골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점 1을 안겼다. 이날 대전은 유강현을 필두로 김인균과 신상은이 좌우 측면에 포진하는 4-3-3 전형을 가동했다. 중원은 배준호와 임덕근, 주세종이 꾸렸다. 배준호가 공격, 임덕근이 수비적으로 치우쳤고, 주세종이 조율을 맡았다. 서영재와 안톤, 김현우, 강윤성은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이창근.원정팀 수원은 명준재를 중심으로 아코스티와 이상민이 좌우 측면에 서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고승범과 카즈키, 김주찬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기제와 고명석, 김주원 장호익은 수비라인을, 양형모를 골문을 각각 지켰다경기 초반부터 대전이 기세를 끌어올렸다. 역습 상황에서 신상은의 땅볼 크로스를 받은 김인균이 빈 골문을 향해 논스톱 슈팅을 찼다. 슈팅은 그러나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신상은이 전반 13분에 찬 오른발 슈팅도 골대에 맞았다. 대전의 경기 초반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모두 골대 불운을 털었다.수원도 역습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다만 슈팅이 번번이 골대를 외면하거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침투 패스를 받은 명준재의 슈팅은 크라스바를 넘겼다. 3분 뒤 간결한 패스 연결에 이은 아코스티의 슈팅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김병수 수원 감독은 전반 14분 만에 이상민과 김주찬을 빼고 정승원과 전진우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교체카드와 함께 수원의 수비라인은 백3로 바뀌었다. 이기제, 정승원까지 내려서 대부분 백5 라인을 구축했다.먼저 균형을 깬 건 대전이었다. 전반 17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서영재의 크로스를 유강현이 헤더로 연결했다. 이를 김인균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수원의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유강현은 이번 시즌 첫 공격 포인트, 김인균은 첫 선발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수원도 곧장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하던 아코스티의 패스가 반대편으로 파고들던 정승원에게 연결됐다. 정승원은 아무런 수비의 방해도 받지 않고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창근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다. ‘슈퍼 세이브’였다. 위기를 넘긴 대전이 추가골을 만들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직접 빠른 역습을 전개하던 강윤성의 패스가 수비에 맞고 흘렀는데, 이를 신상은이 다시 가로채 공격을 전개했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찬 강력한 슈팅이 이번에는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K리그1 무대에서 넣은 첫 골이었다.이에 질세라 수원도 3분 만에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을 파고든 정승원이 반대편으로 크게 방향을 바꿨다. 아코스티의 침투 패스를 받은 고승범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오른발로 차 넣었다. 빠르게 3골이 터진 난타전은 양 팀의 경기를 더욱 불꽃 튀게 만들었다. 대전과 수원 모두 골을 위한 집념을 이어갔다. 다만 전반엔 더 이상 결실을 맺은 팀이 나오지 않았다.김병수 감독이 후반 시작과 함께 승부수를 던졌다. 명준재를 빼고 뮬리치를 투입하며 최전방에 높이를 더했다. 1골 열세인 수원은 물론 리드를 잡고 있는 대전도 물러서지 않고 서로의 빈틈을 찾아 나섰다. 후반 7분 유강현이 아크 정면에서 찬 논스톱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동점골을 위한 수원의 집중력이 후반 12분 결실을 맺었다.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아코스티의 침투 패스가 페널티 박스 안을 파고들던 뮬리치에게 연결됐다. 뮬리치는 곧바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이창근 골키퍼의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가 골망을 흔들었다. 0-2로 뒤지던 경기를 2-2 동점을 만드는 순간이었다.이번엔 이민성 감독이 잇따라 변화를 줬다. 유강현과 김인균을 빼고 레안드로와 티아고를 투입했다. 배준호 대신 마사까지 투입하며 공격진에 큰 변화를 줬다. 김병수 감독도 장호익 대신 ‘영입생’ 고무열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대전은 뮬리치와 고무열이 투톱을 이루는 4-4-2로 전형을 바꿨다. 이후 대전이 경기를 주도하면서 수원의 빈틈을 찾았다. 수원도 역습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다만 균형을 깨트릴 한 방은 어느 팀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대전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티아고의 슈팅이 잇따라 무산돼 땅을 쳤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찬 티아고의 슈팅마저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대전은 무승부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는 극적인 골을 위한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끝내 수원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수원 역시 극적인 동점골 이후 역전골까지는 힘이 닿지 않았다. 결국 4골이 터진 두 팀의 난타전은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대전=김명석 기자 2023.07.0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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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최대한 팀에 도움되고 싶다"는 이영하, 구원진 ‘모범’ 될 수 있을까

이영하(26·두산 베어스)가 마운드로 돌아온다.지난달 31일 이영하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학교폭력 관련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이 열린 후 보류 선수 신분이었던 그의 1군 복귀가 가능해졌고, 두산은 선고 후 바로 그와 1억2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보류 선수 기간 동안 받지 못했던 연봉도 전액 보전했다. 이영하는 1일부터 퓨처스(2군)리그에서 몸을 만들며 실전 감각을 다지고 있다.불펜 선수층이 얇았던 두산에는 천군만마다.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이영하는 지난 2019년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활약, 두산의 마지막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탠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3년 동안 부진했다. 이 기간 선발로 50경기에 나섰으나 10승 20패 평균자책점 6.04에 그쳤다. 매년 선발로 시즌을 출발해 도중 불펜으로 강등됐다.그런데 불펜으로는 달랐다. 같은 기간 구원으로 48경기 60과 3분의 1이닝을 던진 이영하는 2승 7홀드 평균자책점 1.49로 변신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수호신이 됐다. 2021년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오르게 된 중심에도 이영하가 있었다. 그는 특히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불펜으로 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올해 보직도 불펜이 될 예정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달 3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이제 홀가분한 상태가 되지 않았을까. 다른 생각 말고 야구에 집중해 팀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며 "무죄가 나왔지만, 구설이 있었다는 건 프로선수로서 좋은 게 아니다. 유·무죄를 떠나 앞으로 생활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이승엽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불펜 피칭을 할 정도라고 보고 받았다. 등판 결과에 따라 1군에서 뛸 기회가 생긴 만큼 구위가 괜찮다고 판단하면 부를 생각"이라며 "선발 준비를 한다면 한두 달 정도 걸리지 않을까 한다. 올 시즌에는 선발로 준비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만약 복귀한다면 릴리프(불펜)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람으로서 모범도 필요하지만, 프로 선수는 실력도 중요하다. 두산은 박치국·정철원·홍건희 등으로 필승조를 운영 중이다. 이승엽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5월에 이르기까지 뒷문을 지키기 위해 여러 실험을 펼쳤다. 이병헌, 최지강 등 젊은 투수들을 기용했다. 베테랑 김강률도 복귀했으나, 평균자책점 20.25로 무너진 후 말소됐다. 아직 경험 많은 구원 투수가 부족하다. 이로 인해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83(9위·5월 31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이영하가 합류해 지난 3년 동안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선고 후 이영하는 "그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 작년에 시즌을 마치지 못해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빨리 팀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면서 사실을 잘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몸을 잘 만들었기에 팀이 불러준다면 언제든 가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오늘부터 열심히 운동하겠다. 내가 없는 동안 나 때문에 힘들었을 투수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관전 요소는 역시 제구다. 지난해까지도 최고 150㎞/h를 넘는 강속구를 던졌던 이영하다. 그는 1일 퓨처스 첫 등판에서도 최고 149㎞/h(평균 148㎞/h) 강속구를 던지며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3년 동안 9이닝당 볼넷이 5.24개에 달했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60.3%에 그쳤다. 9개월 동안 마운드에 서지 않아 투구 감각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트라이크만 제대로 던질 수 있다면 이영하가 6월 이후 치고 올라가고자 한 이승엽 감독의 '조커'가 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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